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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lgaria!/불가리아 여행

불가리아 장미 축제, 핏빛 장미에 숨겨진 '고구려 여전사'의 비극적인 역사

by KBEP 2025. 9. 23.

 

 

며칠 전 산티아고 순례길의 한 숙소에서 우연히 만난 불가리아 여행객들과의 대화는 저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자 새로운 호기심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인연을 계기로, 불가리아의 상징과도 같은 '장미 축제'에 대해 깊이 알아보게 되었죠. 하지만 단순히 아름다운 축제를 넘어,  불가리아의 역사는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해마다 5월, 불가리아 옛 수도 카잔루크를 온통 붉은 장미 향으로 물들이는 장미 축제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비극적인 역사, 그리고 상상을 초월하는 한반도와의 연결고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화려한 장미 퍼레이드,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

불가리아 카잔루크의 장미 축제는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화려한 장미꽃으로 장식된 꽃차에 아름다운 미녀들이 타고 퍼레이드를 벌이고, 선두에서는 꽃 갑옷으로 무장한 여장부가 개선장군처럼 위풍당당하게 말을 탑니다. 그 모습은 영락없는 '천상의 환생' 같고, 관광객들의 시선은 온통 붉은 장미의 향연에 집중됩니다. 이곳의 장미는 온실이나 농장이 아닌, 산상 평원에 야생화처럼 군락을 이루며 피어나 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불가리아는 빈곤한 환경 속에서도 높은 행복지수를 유지하며 독특한 동서양 혼합 문화를 고수하는 신비로운 나라라고 합니다. 고대 그리스, 로마, 아라비아, 심지어 몽고와 흉노의 동양 문화까지 뒤섞인, 말 그대로 '고대 문화의 종합 박물관' 같은 곳이죠.

그런데 제가 이번에 불가리아 장미 축제에 얽힌 이야기를 깊이 들여다보니, 이 화려함 뒤에는 슬픈 역사가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축제의 선두를 이끄는 당당한 여장부, 그녀가 상징하는 것은 바로 '전설의 카잔루크 여전사'였습니다. 장미 축제는 단순히 장미를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로마 비잔틴군과 싸우다 전사한 불가리아 여전사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의식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카잔루크의 장미꽃은 전쟁에서 죽은 여전사들의 피로 물든 언덕에서 피어난 '피의 영혼'이라 불린다고 하니, 아름다움 너머의 비장함이 느껴지지 않나요? 소피아 광장의 여인상 또한 로마 공주가 아닌, 이 용맹한 소피아 여왕의 상징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는 순간, 저의 역사관은 완전히 흔들렸습니다.

 

발칸 반도까지 뻗어 나간 고구려의 숨결: 광개토대왕과 연개소문, 그리고 불가리아

더욱 놀라웠던 것은 이 소피아 여왕이 바로 원정 온 고구려 장수 '고영'과 결혼했다는 사실입니다. 아스파루흐 왕이 죽자 고영 장군은 여동생인 소피아 공주를 여왕으로 앉히고 결혼했으며, 동로마 비잔틴군의 침략에 맞서 싸우다 장군이 전사하자 소피아 여왕은 직접 1천여 명의 여전사를 이끌고 전장에 나섰다고 합니다. 그러나 중과부적으로 패배하고 포로가 된 여전사들이 항복 대신 저항을 택하다 모두 처형당했다는 이야기는 너무나도 비극적입니다.

불가리아 제2공국은 그녀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카잔루크 산에 장미를 심었고, 그 장미들이 모여 장미촌을 이루고 축제가 되었다고 하니, 장미 한 송이마다 슬픈 역사의 아픔이 서려 있는 듯합니다.

사실 광개토대왕의 불령지 기병대가 헝가리에서 아틸라의 훈제국을 세운 이야기는 비교적 알려져 있었지만, 연개소문의 막리지 기병대가 불가리아에서 훈국을 부활시켰다는 이야기는 저 역시 처음 듣는 사실이라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훈제국의 아틸라 뒤에 고구려 기병대가 있었다는 기록은 로마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고 하니, 우리의 역사가 상상 이상으로 넓은 무대에서 펼쳐졌다는 사실에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 성에는 고구려인이 살았던 유적이 남아 있으며, 불가리아 제2의 도시 플로브디프와 옛 수도 벨리코 트르노보에서도 고구려 유물과 유적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불가리아 학자들이 무려 1,200여 개의 '고조선식 고인돌'을 발견했다는 신채호 선생의 학설은 정말 소름 끼치는 대목입니다. 이 고인돌들은 석기시대가 아닌 고구려 철기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며, 고구려 귀족의 무덤으로 여겨진다는 점은 단순히 형식적 유사성을 넘어 실제 교류가 있었음을 강력하게 시사합니다. 또한, 플리스카 성곽이 고구려 아사달성과 흡사한 이중 구조를 가졌다는 점, 불가리아 가옥 구조가 한국과 매우 흡사하다는 점(돌담길, 석축담, 마당, 툇마루 등)은 문화적 유사성을 넘어선 직접적인 영향의 증거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백두산과 단군 신앙, 그리고 장수 국가 불가리아

불가리아 남부 릴라 지역의 장수 마을 이야기도 인상 깊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수명이 긴 노인들이 사는 이곳은 요구르트 유제품을 즐겨 먹는 것 외에도, 중세 수도사 같은 삶을 즐긴다고 합니다. 가난하지만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라는 점과 어우러져, 물질주의를 넘어서는 삶의 가치를 되새기게 합니다.

특히 놀라웠던 점은 불가리아가 태양신을 숭배했으며, 그 제단이 곳곳에 남아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단군 신앙의 제천의식과 매우 유사한 부분이죠. 출산과 양육에 '어마이(Omay)'를 받들었는데, 이는 우리 삼신 할머니와 역할이 일치한다는 것도 놀랍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발칸(Balkan) 산'의 명칭이 우리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는, 이 두 나라의 연결고리가 얼마나 깊고 유구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합니다. 불가리아가 한때 발칸 반도의 맹주였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그 영향력 또한 대단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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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하며: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

불가리아 장미 축제는 단순한 꽃 축제가 아니었습니다. 비극적인 여전사의 희생을 기리고, 나아가 고구려의 광활한 기상과 한민족의 뿌리가 지구 반대편까지 뻗어 있었음을 증명하는 살아있는 역사 박물관이었습니다. 저에게 불가리아는 더 이상 낯선 동유럽 국가가 아니라, 우리의 DNA 속에 흐르는 먼 옛날의 인연을 품고 있는 신비로운 곳으로 다가왔습니다.

여행지에서 만난 불가리아 사람들과의 우연한 만남, 그리고 이번 기사를 통한 깊이 있는 이해는 저에게 '세상은 참 작다'는 경외감과 함께, 우리 역사를 더욱 깊이 파고들고 싶은 열망을 심어주었습니다. 우리 고유의 정신과 문화가 저 멀리 발칸 반도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오늘날 우리가 이 세상에서 어떤 역할과 가능성을 가졌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다음 번 불가리아를 방문할 때는 이 모든 역사적 배경을 마음속에 품고, 장미 한 송이, 돌 하나, 성벽 한 칸에서 우리의 잃어버린 역사를 되짚어보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이번 이야기를 통해 불가리아와 우리의 연결고리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셨기를 바랍니다. 이 깊은 역사 속 인연에 대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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