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그루지야 전쟁과 대유럽 에너지 수송
러시아의 그루지야 개입은 폴란드의 에너지 대러 의존도 축소계획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 개전 직후 이미 폴란드는 카스피해 원유도입계획 폐기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려해야할 상황에 직면했음.
지난 8월 초 러시아군은 아제르바이잔 바쿠와 연결된 흑해연안의 그루지야 숩사 항구에 위치한 원유저장터미널을 폭격하였음. 숩사 터미널은 가동된지 불과 이틀밖에 되지 않았으며 이번 폭격으로 인한 피해 복구에 수 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 그루지야 숩사 항구에 저장된 아제르바이잔산 원유는 향후 우크라이나의 오데사-브로디를 거쳐 폴란드와 체코에 공급될 예정이었음. 작년 5월 폴란드, 우크라이나, 아제르바이잔, 그루지야 및 발틱연안국가 정상들은 이 같은 계획에 합의한바 있음.
러시아는 카스피해 연안 및 중동지역 경쟁국들의 유럽에너지시장 진출시도를 경계하였으며 지난 7월 푸틴 러시아 총리와 시에친 에너지 담당 부총리는 오데사-브로디를 통한 송유계획을 강하게 비난한바 있음.
러시아의 숩사 항구 폭격은 향후 우크라이나-폴란드 송유관 연결계획에 중대한 차질을 초래함. 한편 서유럽 원유공급을 목적으로 지난 2006년 완공된 바쿠-트빌리시-케이한을 연결하는 BTC송유관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드러남. BTC는 구 소련영토에 존재하는 러시아의 통제를 받지 않는 유일한 송유관으로서 미국의 외교적 노력에 의해 완공될 수 있었음. 동 원유관을 통해 공급되는 원유는 전세계 공급량의 1%를 차지하고 있음.
또한 이번 전쟁은 세계가스시장구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임. 러시아는 수년 전부터 가스관 통제권을 러시아로 넘기는 대신 할인된 가격의 가스공급을 보장한다는 조건으로 그루지야 영토 통과 가스관의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음. 그루지야는 러시아 영토를 거치지 않고 카스피해와 아시아의 가스를 유럽으로 공급할 수 있는 지리적 요충지에 위치하고 있음.
아제르바이잔-그루지야-터키를 연결하는 가스관 완공 후 러시아의 가즈프롬사는 그루지야에 대한 가스공급독점권을 상실하였음. 그러나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를 통한 대규모 유럽지역 가스 공급임. 금년 봄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기존 알려진 매장량보다 훨씬 더 많은 가스가 매장되어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발표. 아제르바이잔의 가스는 터키-오스트리아, 체코를 연결하는 Nabucco가스관과 그루지야-흑해-우크라이나-루마니아, 폴란드, 체코로 연결되는 White Stream가스관을 통해 유럽으로 공급될 수 있음.
Nabucco와 White Stream 계획은 대 러시아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EU의 지지를 받고 있음. 동 계획의 성사에는 친서방 가스생산국가임과 동시에 지속적인 생산이 가능한 아제르바이잔의 참여가 필수. 가즈프롬사는 유럽독점판매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아제르바이잔 매장가스 선매입 조건 등을 아제르바이잔에 제시한바 있음. 지난 6월 말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만나 이에 대해 협의를 가진바 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함.
이번 그루지야 사태는 아제르바이잔 정치인들의 입장이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음. 그루지야 송유관이 파괴된다면 아제르바이잔의 원유수출은 오로지 러시아 송유관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밖에 없음. 원유 수출이 중단된다면 아제르바이잔의 경제성장에도 많은 타격을 줄 수 있음. 그루지야에서의 전쟁을 통해 러시아는 아제르바이잔을 통제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게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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