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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뉴스/월드 뉴스

연해주 진출로 에너지戰 대비

by KBEP 2008. 9. 2.

연해주 진출로 에너지戰 대비 (매일경제, 2006. 5.31)

아직 극동에서는 한ㆍ러간 경제협력 결과물이 거의 없다. 그러면 우리가 추진할 만한 사업거리가 없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세계는 목하 유례없는 고유가 시대를 맞고 있으며, 에너지시장은 불안하기만 하다. 우선 구미가 당기는 구체사업으로 연해주 정유화학단지와 연계 항만터미널 건설사업이 되지 않을까 한다.

러시아 정부는 2012년 완공을 목표로 동시베리아 송유관 건설사업(120억 달러 규모)을 시작했는데 태평양 연안에 원유 정제ㆍ석유화학단지 건설이 시급한 상황이다. 송유관이 완공되면 연간 7000만~8000만t, 그 전에도 2000만t 규모 원유가 태평양 연안에 공급되리라고 본다. 우리로서는 에너지 수입국 다변화, 제2 경제도약 그리고 통일을 대비한 자원ㆍ에너지 확보를 위해 에너지 보고인 극동지역 진출은 긴요할 것이다. 우리는 극동에 대한 지리적 근접성을 활용해야 하며 한반도에서 교차하는 대륙성과 해양성간 교두보 역할을 적극 담당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연해주에 한ㆍ러 시범 영농사업을 개척하자는 것이다. 통일되는 그 날을 생각하고, 미래 안정적인 식량 공급처를 확보하며, 또 고려인에 대한 동포애적 견지에서 정착 지원을 위해서도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제도적 미비사항들을 사전에 정밀 조사하고 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양국 공공기관 보증 아래 안정된 법적 장치를 마련한 연후에 영농 대기업 진출을 도모해야 한다. 국내적으로는 농업관련 기관이 행정지도를 하고 현지에서는 필요한 협동장치를 강구하면 더 좋겠다.

일부에서는 대한민국이 자본을 대고, 북한이 노동력을 대며, 러시아 땅을 개간하는 이른바 삼각협력체제 영농사업을 얘기한다. 그러면 북한도 살리고 식량안보도 확보하는 '꿩 먹고 알 먹는' 영농진출이 된다는 주장이지만, 우리만의 낭만적 조감도일지 모른다. 연해주만 따져도 우리 경작면적 전체에 버금가는 광활한 땅인데, 우리가 생각하는 소규모 논밭농사를 하는 단순한 집합체가 아닌 게다. 연해주 영농은 광대한 토지에서 펼쳐지는 미국식 기계화 조방농업이 되어야 하며, 우리의 노동집약적 접근은 '깨진 독에 물 붓기'로 실패할 여지가 크다고 하겠다.

주변국들은 극동에서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어떻게 움직일까? 일본은 발 빠르게 사할린-Ⅰ프로젝트에 지분 30%를 적극 투자해 석유와 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우리는 작년 7월 한국가스공사가 사할린-Ⅱ에서 생산될 LNG를 2008년부터 20년 동안 연간 150만t씩 도입하기로 계약했다. 줄곧 충실한 구매자 노릇만 하고 있어 유감이다. 사할린-Ⅰ과 사할린-Ⅱ가 완료되면 연간 원유 3000만t과 가스 280억㎥가 생산될 예정이다. 중국은 동시베리아 송유관 건설과 이르쿠츠크주 코빅타가스전 개발에 참여하려고 혈안이며, 특히 작년 7월 스코틀랜드 G8 정상회담에서 향후 3년 내 아무르주 스코보로디노와 중국 다칭을 연결하는 송유관 지선(일본이 가장 반대했던 사업)을 건설해 연간 원유 2000 만t을 공급받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9ㆍ11 테러 후 석유수출국기구(OPEC) 견제 대안으로 러시아와 전략적 에너지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미ㆍ러 에너지 협력 공동선언'을 채택한 바 있다. 미국과 일본은 대 극동 자원ㆍ에너지 외교에 있어 우리보다 몇 발 앞서 있다. 제2진 투자그룹인 중국과 인도도 만만한 존재가 아니며 혼신을 다해 미ㆍ일을 추격하고 있음을 깊이 인식해야겠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남은 미개척지, 극동과 동시베리아에서 누가 얼마나 에너지를 확보하느냐에 21세기 국가 미래가 달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러시아가 제반 법령을 갖춘 연후에나 안전투자를 하겠다는 심산인데, 우리는 지체할수록 지리적 근접성이란 강점을 활용하지 못하게 되고, 누릴 가능성이 없잖은 공급자로서 당당함도 내주게 될지 모른다. 한ㆍ러 수교가 만 15년이 넘은 시점이다. 한ㆍ러간 시범적 규모사업으로, 연해주에서 정유화학단지와 연계 항만터미널 건설사업, 영농사업이 하루빨리 착수되었으면 한다. [전대완 주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