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MZ, 침묵의 강 박종태
철조망은
하늘을 가르지 못했다.
새들은 오늘도
국적 없이 날아가고,
바람은
검문을 받지 않는다.
총을 겨눈 두 땅 사이에서
야생화는 이름 없이 피어나고,
지뢰를 품은 흙은
아이의 발자국 대신
두루미의 발자국을 기억한다.
누군가는 DMZ를
분단의 선이라 말하지만,
나는 안다.
그곳은
아직 끝나지 않은 편지 한 장.
아버지가 북에 두고 온 이름,
어머니가 남에서 기다린 눈물,
70년이 넘도록
부치지 못한 편지다.
녹슨 철조망에도
봄은 찾아오고,
총성이 멈춘 자리마다
풀잎은 먼저 평화를 배운다.
언젠가
남과 북이
먼저 악수를 하지 못하더라도,
한 송이 들꽃이
철조망을 넘어 피어나는 날,
그날이야말로
DMZ가
비무장지대가 아니라
희망이 다시 무장되는 땅이 되는 날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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