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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生文化/詩

DMZ, 침묵의 강

by KBEP 2026. 7. 17.

 

DMZ, 침묵의 강                             박종태


철조망은
하늘을 가르지 못했다.

새들은 오늘도
국적 없이 날아가고,

바람은
검문을 받지 않는다.

총을 겨눈 두 땅 사이에서
야생화는 이름 없이 피어나고,

지뢰를 품은 흙은
아이의 발자국 대신
두루미의 발자국을 기억한다.

누군가는 DMZ를
분단의 선이라 말하지만,

나는 안다.

그곳은
아직 끝나지 않은 편지 한 장.

아버지가 북에 두고 온 이름,
어머니가 남에서 기다린 눈물,

70년이 넘도록
부치지 못한 편지다.

녹슨 철조망에도
봄은 찾아오고,

총성이 멈춘 자리마다
풀잎은 먼저 평화를 배운다.

언젠가

남과 북이
먼저 악수를 하지 못하더라도,

한 송이 들꽃이
철조망을 넘어 피어나는 날,

그날이야말로

DMZ가
비무장지대가 아니라
희망이 다시 무장되는 땅이 되는 날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