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침묵의 강
DMZ, 침묵의 강 박종태철조망은 하늘을 가르지 못했다. 새들은 오늘도 국적 없이 날아가고, 바람은 검문을 받지 않는다. 총을 겨눈 두 땅 사이에서 야생화는 이름 없이 피어나고, 지뢰를 품은 흙은 아이의 발자국 대신 두루미의 발자국을 기억한다. 누군가는 DMZ를 분단의 선이라 말하지만, 나는 안다. 그곳은 아직 끝나지 않은 편지 한 장. 아버지가 북에 두고 온 이름, 어머니가 남에서 기다린 눈물, 70년이 넘도록 부치지 못한 편지다. 녹슨 철조망에도 봄은 찾아오고, 총성이 멈춘 자리마다 풀잎은 먼저 평화를 배운다. 언젠가 남과 북이 먼저 악수를 하지 못하더라도, 한 송이 들꽃이 철조망을 넘어 피어나는 날, 그날이야말로 DMZ가 비무장지대가 아니라 희망이 ..
2026. 7.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