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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뉴스/월드 뉴스

유럽기업들 서서히 변화

by KBEP 2008. 8. 25.

유럽기업들 서서히 변화


○ Financial Times지 프랑크푸르트 지사에서 오랫동안 전해지는 농담 중 하나로 “독일기업에 관한 모든 얘기의 결론이 ‘그런데 독일기업은 변하고 있는가?’이다”라는 얘기가 있음.

- 그러나 이는 독일기업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님. 아마 같은 얘기가 모든 유럽기업들에 적용될 수 있을 것임. 한발 전진했다고 보여지는 순간 거의 즉각적으로 그에 대한 반동이 나타나는 것이 유럽기업임.

- 지난 주 변화 주창자들은 Siemens사가 2명의 전임CEO와 다른 고위 관리들을 기소하고 독일의 Schaeffler사가 Continental사를 적대인수 하겠다고 나섰을 때 이를 유럽 거대기업들에게서 보기 드문 변화의 징조라고 환영하였음.

 - 유럽적인 방식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와 반대의 예로 이탈리아 Mediobanca 은행이 젊은 개혁가들을 제거하고 옛날식의 보호장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사회를 개편한 사실과 헝가리의 MOI사에 대한 오스트리아의 OMV사의 인수시도가 헝가리에서 보호주의적인 법안이 통과되면서 무산된 사실 등을 들고 있음.

- 유럽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는 영국의 한 투자가는 “20년 동안 투자 해 왔지만, 유럽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거의 보지 못했다.”고 한탄하고 있음.

○ 그러나 확실히 현재의 유럽기업들은 10년전에 비해 크게 다름. 가장 큰 동기는 국내 투자자의 전유물이었던 기업 소유권이 외국인 주주의 등장으로 국제화되었다는 점임.

- 특히 기업 지배권과 소유권 이전에 대한 개방 등의 분야에서 좀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동안 유럽기업들의 성공요인 이었던 것들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함.

- 지난 10년간 유럽 상장기업들의 국제화가 가장 중요한 화두였음.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기업집단들이 신흥시장에서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음. 아마도 미국기업들보다도 더 성공한 것으로 보임.

- 보다 중요한 변화는 주주구성의 변화임. 과거에는 독일기업들 대부분이 다른 독일기업들에 의해 소유(악명높은 독일의 그룹<AG>체제)되어 있었으나 지금은 DAX30 소속 기업 대부분을 외국인이 소유하고 있음.

- 이탈리아등의 일부 유럽국가들이 아직도 과도한 상호출자체제를 유지 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에서는 독일과 같은 주주 구성 변화가 정착되었음.

○ 외국인 소유의 영향은 비록 미미할 수도 있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음. 예를 들어 기업들은 이제 투자자 관련 업무를 좀 더 신중하게 처리할 수 밖에 없게 되었음. 수년 전만 해도 유럽기업들이 투자자 상담요원을 고용하는 것은 드문 일이었음.

- 그러나 다른 변화들은 근본적인 것들임. 기업들은 실적이 좋지 않은 부문을 매각하고 성장이 아니라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는 등 주주중시 전략을 채택할 수 밖에 없게 되었음.
 
○ 주식시장에서만 외국인 소유가 증가한 것이 아님. 외국은행들의 유럽기업 발행 사채인수도 전에 비해 크게 증가하였음.

- 독일 등지에서 거대기업들이 파산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그룹 을 지원하려는 국내기관들의 의지가 전에 비해 크게 약해지기까지 하였음.

○ 잘못된 옛날방식의 비즈니스 관행도 아직 남아 있음

- 가장 나쁜 예가 기업 이사회 운영과 관련된 것들임. 기업소유가 국제 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는 아직도 전임자 의 전횡이 심심찮게 이루어 지고 있음. 다른 이사진들에 비해 연장 자이고 전임 CEO인 경우가 많은 회장이 지나치게 간섭함으로써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

- 이탈리아의 Mediobanca 은행이 전형적인 예임. 이탈리아 금융계의 보이지 않는 손인 Cesare Geronzi 회장이 이 은행의 두 이사회를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하려 시도하였음. 이렇게 되면 그 보다 훨씬 젊은 CEO Alberto Nagel의 재량권이 제한될 수 밖에 없음.

○ 유럽기업의 변화가 필요한 것은 기업경영방식만이 아님. 몇몇 국가에서는 아직도 기업인수에 대한 개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

- 네덜란드와 영국이 거의 모든 외국인 기업인수시도를 환영하고 있는데 반해, 최근의 프랑스나 독일 상장 대기업의 인수사례는 거의 없음. 최근에 시도조차 별로 없는 것은 Pepsi사의 Danone사 인수시도가 프랑스정부의 요구르트 전략산업선언으로 무산된 것과 Eon’사의 스페인Endesa사 인수 시도가 불행하게 막을 내린 것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임.

- 물론 외국인 인수 자체가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럽이 외국인 인수를 좀 더 환영하는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함.

○ 변화도 중요하지만, 유럽기업들이 미국 방식을 무조건 추종하며 변화를 위한 변화를 하지 않고 독자적인 강점을 유지해 나가는 것 또한 중요함.

- 현재와 같은 금융위기에서는 비즈니스 장기전망, 기술 및 제조 중시 경향 등과 같은 유럽기업의 독자적인 강점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음.

- 어떤 분야에서는 영국과 미국 주주 지배하에 많은 변화가 이루어 졌지만, 유럽기업들은 다른 분야에서는 앵글로색슨보다 더 잘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음.

- 이러한 상황에는 FT 프랑크푸르트 지사의 오래된 농담보다는 프랑스 격언 “변화한다고 크게 달라질 것도 없다.(Plus ca change, plus c’est la meme chose.)”가 좀 더 잘 어울릴 것 같음.